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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죽음이 닥치는 순간 목숨을 구걸하는 찌질한 존재예요.
죽음의 문턱에서 의식의 선을 놓는 것은 그 어떤 생명체라도 해서는 안 되는 짓입니다.
결코 죽고 싶다고 생각하는 게 모두 잘못됐다고 하지는 않을게요, 왜냐면 어쩌면 죽음으로써 이 세상과 작별하는 방식이 느끼지는 못할지라도 조금 고통을 덜어낼 수 있을 테니까요.
자살을 택한 사람들을 애도하는 것은 이미 엎질러진 물을 바라보는 행위와 같습니다.
다시 물을 담아서 일부분 되살리는 것도 결코 우리의 몫이 아닙니다.
이미 떠나간 사람은 어떻게 해도 돌아오지 않을 것이고, 그것이 설령 내 일부가 없어진 느낌이 들지라도...
하지만 자살의 선택지만 남아있는 사람들이 혹시나 이 글을 읽게 된다면, 그들에게 조금의 확신을 주거나 의지를 꺾을만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대부분, 나이가 들수록 과거의 고통은 점차 사라지기 마련이에요.
더욱더 큰 고통이 내 앞을 가로막고 있을 수도, 아니면 이제야 조금 숨이 트일 수도, 아무도 모르는 불확실성이 가득 찬 곳이 바로 미래니까요.
아무런 생각이 안 들 때, 당신은 자신의 인생이 얼마나 추한지 밖에 생각나지 않겠죠.
공부가 힘들어서, 스트레스가 심해서, 배신을 당해서, 인간관계가 개같아서, 외로워서, 내가 없어져도 세상은 멀쩡할 것 같아서.
맞아요, 당신이 없어져도 세상은 잘만 돌아갈 거예요.
애초에 거물들은 죽지 않으려고 발악을 하지 죽으려고 하지 않을 테니까요.
하지만 이것이 당신을 하찮은 사람으로 만드는지는 모르는 겁니다.
당신은 지금 그 상태로 하찮을 수 있지만, 자살을 해서 무로 돌아가는 것보다 유가 되는 방법을 생각해 보았나요?
가출을 해보세요, 사표를 내세요, 자신의 상황을 알리세요, 클럽에 가든 노숙을 하든 아무나 만나세요, 정처 없이 걸으세요.
어쩌면 아직은 성급하고 잘못된 선택일 수도 있어요, 자살 말이에요.
막연하게 세상은 살만하다, 생명은 소중하다, 당신은 가치 있다는 말을 하지 않겠습니다.
결국은 당신의 선택이고, 누군가는 슬퍼해줄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요.
뭐가 됐든, 제 글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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